나는 20년차 블로거다.
대충 그렇다, 언제 시작했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보진 않았지만, 넉넉잡아도 20년은 된다.
그 간의 경험을 토대로,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는지?
블로거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새내기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위의 그림, 고양이가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맥북으로 글을 작성하고 있는 저 그림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어딘가에라도 써먹고 싶었는데 그러던 차에 그냥 블로그와 관련된 글을 내 블로그에 남기자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블로그가 돈이 된다라는 말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흔히 퍼진 이야기라 이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물론 그 과정 중, 블로그 시대가 이제 한물 갔다는 둥, 유튜브가 대세라는 둥의 이야기가 있고 일부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블로그는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매체인 것은 분명하다.
블로그는 일단 간편하다. 유튜버처럼 카메라 장비, 편집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지 않고 오로지 정리된 생각과 키보드만 있으면 된다. 나는 블로그의 이런 간편함이 좋다. 물감이 필요한 수채화보다 연필 하나만 있으면 되는 소묘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건 그냥 성격이다.
블로그 계열과, 소셜네트워트 계열, 유튜브 계열은 각기 특징이 다르고 장단점이 다르다.
블로그는 대체로 익명성이 높은 편이며, 유명 블로거라고 해도 신상을 공개하고 활동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원래 유명했던 사람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블로거가 블로그 자체로 유명인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블로거는 또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블로그를 자신의 일기장이자 원고지처럼 사용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금전적 보상보다는 삶의 기록이나 자아 실현, 글쓰기 연습 등에 있으며, 금전적인 보상은 따라오면 좋고 아님 말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유형의 블로그가 높은 수익을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이런 유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블로그 작성과 운영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보상인 것이다.
둘째는 철저하게 수익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오로지 경제적 이익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글을 작성한다. 작성하고 싶은 글이 아닌, 돈이 되는 글감을 찾아 작성한다. 광고 노출 전략, 블로그 홍보 전략, 작성하는 글의 수량과 주기 등은 모두 전략적인 결정에 따르며, 실제로도 유의미한 수익을 거두는 케이스가 다수 존재한다.
본인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잘 생각해보고, 왜 블로그를 하려고 하는지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지치지 않고 오래 운영할 수 있다. 혹시 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설프게 블로그를 시작하면 100명 중 99명이 3개월 내에 그만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글을 하나 작성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능을 필요로 한다.
지금 이 글만 하더라도, 현생에 놓은 수많은 바쁘고 중요하고 급한 일들을 뒤로 한 채 작성하는 것이며, 나는 이 글을 통해서 냉정하게 금전적인 이득은 취하기 매우 어렵다. 왜냐면, 이런 유형의 글은 수익형 블로그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기 때문이다. 즉, 돈이 되는 유형의 글이 아니다. 고로, 이 글을 글 작성 자체의 즐거움이 아니면 이렇게 작성하고 있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오랜 시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인데, 글의 품질과 수익은 거의 상관 관계가 없거나 심지어 반대인 경우도 많다. 3~4시간 공을 들여서 작성한 글이 1달러를 벌 때, 10분 정도를 투자해서 작성한 글이 5달러를 버는 일은 너무 흔하게 발생한다. 이런 경험을 하다보면, 돈을 추구하는 블로거의 경우 장시간 투자해서 글을 작성하는 게 무의미해지며, 점점 상업적 블로그로 최적화를 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삶을 기록하고 글쓰기 자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사실 이 글을 클릭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글을 클릭한 당신은 아마도 블로그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자 그럼,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어쩌면 당연한 답이기는 한데, 당연히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 단, 충분한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다.
우리는 월급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대학 4년 총 16년을 죽어라(?) 공부하고 거액의 학(원)비를 투자한다. 그런 투자의 결과 취업에 성공하고 한달에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되는 것이다.
블로그라는 세상에 16년을, 학창시절 야간자습까지 해가며 하던 노력에 맞먹는 투자한다면?
아마도 한달에 3,000만원은 버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대다수의 블로거 지망생들이 16년 하루 12시간은 고사하고, 3개월 하루 2시간정도 해놓고선 돈이 안된다고 실망하며 블로그를 떠난다는 데 있다. 너무 도둑놈 심보 아닐까? 그렇게 미미한 노력을 투자해서 평생 부수입을 만들겠다는 건 정말 도둑놈 심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단 당신이 적당한 센스가 있다는 걸 전제로, 딱 5년정도, 하루 5시간만 투자를 한다면 장담하는데, 한달에 웬만한 직장인 월급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관건은 당신이 적당한 센스를 가졌는가? 그리고 5년간 하루 5시간을 꾸준하게 투자할 인내심이 있는가? 이다.
스스로 블로그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잘 고민해도고 답은 스스로 내려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답을 내렸다면 뒤돌아보지 말고 요령부리지 말고 묵직하게 달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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